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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따른 고용 불안… 민주노총 “노동영상평가 의무화” 제안

AI 확산에 따른 고용 불안... 민주노총 "노동영상평가 의무화" 제안 (출처: 정책브리핑(korea.kr), 정책브리핑 공공누리)
출처: 정책브리핑(korea.kr) / 정책브리핑 공공누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도입과 확산이 불러올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영향평가’ 제도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단순히 기술 발전에 따른 변화를 수용하는 차원을 넘어, 기술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동자의 고용 불안과 직무 변동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선제적 대응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제안은 지난 10일 진행된 정부 핵심 관계자와의 대화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전달되었다. 민주노총은 인공지능 기술이 산업 현장에 침투함에 따라 기존의 작업 방식이 완전히 재편되고 있으며, 이것이 노동자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임을 강조했다. 특히 기술의 효율성만을 앞세운 무분별한 도입이 노동 환경의 파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를 사전에 검토하고 대비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안전장치가 시급하다는 것이 노조 측의 핵심 논리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상급 단체의 구호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산업 현장의 핵심 노조인 금속노조의 임금 및 단체교섭 요구안에 구체적으로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다르다. 금속노조는 이번 교섭 과정에서 ‘노동영형평가 제도 도입’을 핵심 요구 사항으로 명시했다. 이는 기술 변화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가장 큰 제조 현장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실질적인 협상 카드를 꺼내 들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제안된 ‘노동영향평가’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환경영향평가’의 모델을 차용하고 있다. 대규모 개발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파급력을 사전에 조사하여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려는 환경영향평가처럼, 새로운 기술이나 정책이 노동 시장과 노동자의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의무적으로 검토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AI 도입 시 발생할 직무 소멸 범위, 재교육 필요성, 고용 유지 방안, 그리고 노동 강도의 변화 등을 사전에 예측하고, 그에 따른 대응책을 기업과 정부가 함께 마련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제도의 도입 배경에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기술적 실업’에 대한 깊은 우려가 깔려 있다. 과거의 산업혁명이 육체노동의 자동화를 불러왔다면, 현재의 AI 혁명은 지식 노동을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의 직무를 재편하고 있다. 기술 도입의 속도가 노동자의 적응 속도나 사회적 안전망의 구축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만약 노동영향평가 없이 기술 도입이 가속화될 경우, 숙련된 노동자들은 급격한 직무 전환 압박을 받거나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위험이 크다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번 논의는 의정부와 경기북부 지역의 노동 환경에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기북부 지역은 전통적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으며, 수많은 중소 제조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지역의 제조 현장에 AI와 스마트 팩토리 등 자동화 설비가 확산될 경우,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지역 사회의 고용 생태계를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지역 사회 측면에서 분석하자면, 노동영향평가의 도입 여부는 경기북부 지역 시민들의 경제적 안정성과도 직결된다. 지역 내 주요 산업 현장에서의 대규모 인력 재편이 발생할 경우, 이는 곧 지역 소비 위축과 인구 유출, 나아가 지역 경제의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영향평가를 통해 기술 도입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 지역 노동자들이 새로운 산업 구조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정밀한 검토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결국, 이번 민주노총의 제안은 기술 발전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속에서 ‘혁신의 혜택을 어떻게 노동자와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라는 사회적 합의를 촉구하는 것이다. 기업에게는 기술 도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고, 노동자에게는 변화에 대응할 시간을 벌어주는 제도적 장치로서 노동영향평가는 매우 유의미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앞으로 관건은 정부와 경영계의 반응이다. 기업 측에서는 새로운 평가 제도가 기술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할 수 있으며, 정부 역시 정책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의 진보가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과 기술이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속 가능한 산업 발전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점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시점이다.

김미래 기자 | 의정부포스트

참고: 정부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