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보유세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강력히 지시했다. 이번 지시는 단순한 세수 증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자산의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자본의 흐름을 생산적인 산업 영역으로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정책의 핵심 기조는 이른바 ‘머니 무브(Money Move)’로 정의될 수 있다. 이는 부동산이라는 비생산적 영역에 잠자고 있는 자본을 산업 현장과 기술 개발 등 생산적 영역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전략적 구상이다.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주로 주택 시장의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번 조치는 기업용 부동산 및 토지 시장으로 그 정책적 범위를 확대하여 대한민국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부동산을 투기적으로 운용하여 이익을 보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대한민국 산업경제 체계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는 기업이 사업 본연의 목적보다는 부동산 가치 상승을 통한 자산 증식에 치중하는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즉, 기업이 보유한 토지가 단순한 자산 축적의 수단이 아니라, 실제 산업 활동에 기여하는 생산적 도구로 사용되도록 강제적인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세제 개편안의 내용은 매우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우선 국세에 해당하는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공시가격 합산액에서 5억 원을 공제한 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세율 체계 또한 차등 적용을 통해 고가 부동산 보유에 대한 부담을 높였다. 종합부동산세 세율은 공시가격 15억 원 이하 구간에는 1%를 적용하며, 15억 원을 초과하고 45억 원 이하인 구간에는 2%, 45억 원을 초과하는 고액 부동산에 대해서는 3%의 높은 세율을 적용하도록 설계되었다.
지방세인 재산세에 대해서도 강화된 기준이 제시되었다. 재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70%로 설정하여 과세 표준을 명확히 하고, 세율은 0.2%에서 0.5% 사이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러한 세부적인 세율 및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기업이 업무와 무관한 토지를 보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세후 수익률을 낮추어, 결과적으로 비업무용 부동산을 매각하고 이를 다른 사업적 용도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경제적 유인책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정책적 움직임의 배경에는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어 온 ‘기업의 토지 과다 보유’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역사적 데이터를 살펴보면, 1990년 당시 대한민국의 5대 재벌이 보유했던 전체 토지의 약 20%가 업무와 무관한 비업무용 토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이 기업 경영을 통한 이윤 창출보다는 부동산 매각이나 지가 상승을 통한 ‘불로소득’에 의존해왔던 과거의 관행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정부는 이러한 과거의 잘못된 자산 축적 방식이 현재의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단순히 세금을 부과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다 능동적인 기업 재편 전략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김우찬 고려대 교수의 의견을 인용하며,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펀드를 출자해 비생산적인 기업의 사업을 재편하고 유휴 부동산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기업 내부에 잠들어 있는 유휴 부동산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함으로써, 자산의 선순환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즉, 펀드를 통한 주주권 행사가 기업의 자산 구조조정을 이끌어내고, 매각된 부동산이 시장에 공급되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경제, 특히 의정부와 경기 북부 지역을 포함한 전국 각지의 시민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 투기적 목적으로 보유하던 대규모 토지를 매각하게 되면, 해당 물량이 시장에 공급됨으로써 지역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가격 왜곡을 방지하는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업의 부동산 보유 방식이 ‘투기’에서 ‘생산적 투자’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지의 재배치는 지역 내 산업 기반을 확충하고, 지역 경제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토대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정책의 핵심은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의 차단과 자원의 효율적 재배분이다. 기업이 부동산을 투기적 수단으로 삼는 것이 불가능해질 때, 그동안 부동산에 묶여 있던 막대한 자본이 R&D(연구개발), 시설 투자, 고용 확대 등 본연의 산업 활동으로 재투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시민들과 산업계가 주목해야 할 점은, 논의 중인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최종 확정안이 어떠한 형태로 도출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또한, 기업의 유휴 부동산 매각이 실제 시장 공급으로 이어져 지역 경제와 국가 산업 경쟁력에 어떠한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정훈 기자 | 의정부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