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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자잿값 상승의 직격탄… 40년 전통 해광건설, 결국 법원 파산 선고

광주회생법원 파산1부(김성주 법원장)는 지난 4월 10일, 광주 지역에 본사를 두고 오랜 역사를 이어온 건설업체인 해광건설 주식회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파산을 선고했다. 이번 선고는 단순히 한 중소 건설사의 경영 실패를 의미하는 것을 넘어, 현재 대한민국 건설업계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와 고금리·고물가라는 거대한 경제적 파고가 실질적인 기업의 소멸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광건설의 파산 결정에 이르게 된 결정적인 도화선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되어 온 극심한 경제적 불확실성이었다. 가장 먼저 지목되는 원인은 멈추지 않는 고금리 기충의 지속이다. 건설업은 사업 특성상 대규모의 자본 투입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금융권으로부터의 차입금 의존도가 매우 높다. 그러나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해광건설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급증했다. 특히 이미 만기가 도래한 어음을 제때 상환하지 못한 사실은 기업의 유동성이 완전히 고갈되었음을 나타내는 결정적 지표가 되었다. 자금 흐름의 경색은 건설 현장의 운영을 마비시켰고, 이는 곧 기업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더해 원자재 가격의 폭등은 해광건설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렸다. 철근, 시멘트 등 건설 현장의 필수 자재 가격이 공급망 불안정과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급격히 상승하면서, 기존에 체결되었던 공사 계약의 이행 비용이 당초 예상치를 훨씬 상회하게 되었다. 공사 비용의 증가는 곧 기업의 이익률 하락으로 직결되었으며, 상승한 자잿값을 반영하지 못한 채 진행된 공사들은 해광건설의 재무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고금리로 인한 금융 비용 증가와 원자재 상승으로 인한 공사 원가 상승이라는 ‘이중고’가 해광건설의 숨통을 조인 것이다.

해광건설은 이러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했다. 지난 2023년 12월, 기업의 회생을 도모하기 위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며 재기의 기회를 모색했으나,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악화된 재무 구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회생 절차를 통한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법원은 파산을 선고하게 된 것이다. 이는 중소 건설사들이 가진 자구책이 거대한 경제적 흐름 앞에서는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해광건설의 몰락은 그 규모와 역사 측면에서 더욱 뼈아픈 대목을 남긴다. 1983년 설립된 해광건설은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역 건설업계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기업이다. ‘해광샹그릴라’와 같은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며 지역 내 주거 환경 개선과 건설 생태계 유지에 기여해 온 역사가 깊은 기업이다. 시공 능력 평가액 기준 전국 908위, 약 263억 6천 10록만 원 규모의 기업으로서, 대형 건설사처럼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으나 지역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된 중견 건설사로서의 위상을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중견 기업의 소멸은 지역 건설 생태계의 허리가 약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파산 소식은 지역 경제와 건설 생태계 전반에 미칠 부정적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건설업은 전형적인 네트워크 산업이다. 한 건설사의 파산은 단일 기업의 종말로 끝나지 않는다. 해광건설과 계약 관계에 있던 수많은 하도급 업체, 자재 납품 업체, 장비 임대 업체 등 지역 내 중소 협력사들의 연쇄적인 자금난으로 번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공사 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한 하도급 업체들의 경우, 이는 곧 임금 체불이나 추가적인 부도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지역 내 중소기업들의 경영 불안정을 가중시키고 지역 경제의 자금 순환을 저해하는 핵심적인 요인이 된다.

지역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영향 또한 적지 않다. 건설사의 경영 위기는 진행 중인 공사 현장의 중단이나 공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입주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주거 불안을 야기한다. 또한, 미지급금 발생으로 인한 공사 중단 현장은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지역 내 부동산 가치와 경제 활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민의 관점에서 건설사의 파산은 단순한 기업 뉴스가 아니라, 내 집 마련의 계획이나 지역 상권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실질적인 경제적 위기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안이다.

결론적으로 해광건설의 파산 사례는 현재 대한민국 건설업계가 처한 구조적 위기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금리 변동과 원자재 가격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외부 변수가 중소 규모 건설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등이다. 향후 건설 시장의 향방은 금리의 안정화와 원자재 공급망의 안정화 여부에 달려 있으며, 이에 따라 지역 건설사들의 생존 전략 또한 재편되어야 한다. 정부와 금융 당국은 이러한 중소 건설사들의 연쇄 도산 가능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지역 건설 생태계의 붕괴를 막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해광건설의 파산 절차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그리고 이 여파가 지역 경제에 어느 정도의 상흔을 남길지에 대해 사회적 관심과 면밀한 분석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박제임스 기자 | 의정부포스트

참고: 정부 · 과학기술정보통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