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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불평등 완화돼도 자산 불평등이 전체 흐름 주도… 한국 사회 불평등 구조 심화

사건 배경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가 근로 소득의 격차를 넘어, 이미 고착화된 자산 불평등의 흐름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통계적 지표들은 소득 재분배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기울어지더라도, 부동산과 금융 자산을 포함한 자산의 편중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한 전체적인 사회적 불평등 수준을 낮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수치의 변동을 넘어, 우리 사회의 계층 이동 사다리가 자산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혀 있음을 시사한다.

소득 불평등 완화돼도 자산 불평등이 전체 흐름 주도… 한국 사회 불평등 구조 심화
출처: YTN

최근의 분석 자료를 심층적으로 살펴보면,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인 이변량 지등계수(소득과 자산을 동시에 고려한 지표)가 자산 지니계수의 변동 추이와 매우 밀접하게 동기화되어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려는 정책적 개입이 성공적으로 작동하여 소득 격차가 줄어드는 시기라 할지라도, 전체적인 사회적 불평등 지표는 자산 불평등의 향방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소득의 불평등 완화가 전체 불평등의 감소로 이어지지 못하는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핵심 쟁점

이러한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관찰된 시기는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였다. 이 시기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의 여파가 지나가고 경제 구조가 재편되던 과도기적 단계였다. 데이터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소득 불평등은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일정 부분 개선되는 듯한 흐름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불평등 지표는 자산 불평등의 심화와 맞물려 하락하지 못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소득이라는 ‘흐름(Flow)’의 개선보다, 부동산이나 주식 등 이미 보유한 자산이라는 ‘축적(Stock)’의 격차가 사회적 불평동을 지배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음을 증명한다.

이러한 구조적 불평등의 배경에는 자산 가격 상승의 불균형적 영향력이 자리 잡고 있다. 소득은 노동을 통해 매달 발생하는 정기적인 수입이지만, 자산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복리로 증식되는 성질을 가진다. 특히 저금리 기조와 맞물린 부동산 가격의 급등은 자산을 이미 보유한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사이의 간극을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벌려놓았다. 소득 재분배 정책이나 최저임금 인상, 복지 확대 등의 정책은 소득의 하한선을 높여 소득 지니계수를 개선할 수는 있지만, 이미 거대한 규모로 불어나 있는 자산의 편중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한계가 명확하다.

분석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소득 중심의 불평등 해소 패러다임은 한계에 봉착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의 불평등 구조를 해석함에 있어 소득 지표에만 매몰되는 방식은 사회의 실제적인 고통과 격차를 과소평가할 위험이 크다. “한국 사회의 불평증을 과연 소득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이제 정책의 초점이 단순한 소득 보전을 넘어 ‘자산 구조의 재정립’으로 옮겨가야 함을 역설한다. 자산 격차가 전체 불평등의 하방 압력을 차단하는 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산의 편중을 완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소득 불평등 완화 노력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일시적인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자산 불평등의 고착화는 지역 사회에 더욱 심각한 경제적·사회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의정부와 경기 북부 지역과 같은 지역 사회에서 그 파급효과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자산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것은 근로 소득을 통해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끊어짐을 의미한다. 지역 내에서 성실하게 노동하여 얻은 소득이 자산 가치의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게 될 때, 지역 주민들은 경제적 소외감을 느끼게 되며 이는 지역 간 양극화로 이어진다. 수도권 내에서도 자산 가치가 급등하는 핵심 지역과 그렇지 못한 주변 지역 간의 격차는 지역 내 계층 이동을 저해하고 지역 경제의 역동성을 상실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결국 사회적 이동성이 저하된 사회는 청년 세대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기 어렵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자산 격차를 극복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확산되면, 이는 저출생, 혼인율 저하, 인구 구조의 불균형과 같은 심각한 사회적 비용으로 환원된다. 따라서 향후 불평등 완화를 위한 정책적 설계는 소득과 자산의 유기적 연관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소득의 재분배를 넘어, 자산의 편중을 완화할 수 있는 세제 개편,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그리고 자산 형성 기회의 공정한 배분 등을 포함한 다각적이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산 불평등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통제하지 못하는 한, 우리 사회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모든 노력은 구조적 한계라는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시민 영향

김미래 기자 | 의정부포스트